第五人格 ❄5 캠베라 ─ 罂粟 내가 당신을 처음 본 순간 깨달았다. ‘나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수가 없겠구나.’ 첫인상은 중요하다고 귀가 따갑도록 들었으나, 아직도 캠벨은 자신을 갈무리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. 배우지 못했다. 사실은 배우려는 시도조차 해 본 적이 없다. 첫인상이 나중과 다르다고, 첫인상을 숨겨야 할 필요라도 있단 말인가? 이건 좀 우스운 일이 아닌가? 왜 아무도 이 부분에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가? 그의 인생관은 언제나 그에게 호의적이다. 한 번도, 아주 찰나의 순간이라도 그는 거짓된 인생을 산 적이 없다.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굳이 제 모습을 감출 이유가 없다. 캠벨이 생각하기에 그는… 그저 그 자체만으로 잘 보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. 아니, 들어 봐. 변명할 거리는 많아. 바짝 엎드렸을 때 코가 바닥에 닿다.. 2020. 5. 6. 선지자 ─ 犧牲 ─ ‘양치기’ 스킨 설명을 참고했습니다. 『모든 이는 마치 길 잃은 양처럼 각자 제 갈 길을 갑니다.』 이걸 능력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, 만. 타인과 다르단 건 이미 인지하고 있었습니다. 다를 수밖에요. 제가 남과 같았다면 어린 시절부터 사람과 어울리며 사람 사이에 살아갔겠죠. 신께서는 절 필요로 하셨고, 저는 그 분의 은혜에 보답하기에 급급한 남아였습니다.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배우지 않아도 좋을 것을 도리어 배워 알게 되니 세상을 올바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. 하루는 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. ‘사람들의 욕심이 얼마나 큰지 아느냐.’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해 저는 근 이틀을 고뇌했습니다. 사람의 욕심이 큰지부터가 의문이었습니다. 신께 제 사소한 일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. 어린 마음.. 2019. 12. 16. 납관사 ─ 殮襲 ─ 나무위키의 문구를 참고했습니다. ‘나무위키’를 누르면 이동합니다. 인생이라는 여정의 끝은 모두 거기서 거기입니다. 인생은 크게 두 부분이 있죠. 삶, 그리고 죽음. 우리는 죽음 역시 인생의…… 한 대목을 장식하는 커다란 행사라는 걸 간과할 수 없습니다. 생각해 볼까요. 당신은 어째서 삶을 살아가는 것인가. 아주 근원적인 대답을 하자면 부모님께서 낳아 주셨으니까, 라는 대답을 할 수 있겠군요. 나쁘지 않습니다. 하지만 그 대답에 관한 올바른 질문은 ‘어째서 삶을 사는가’라기보다는 ‘어째서 태어나게 되었는가’가 맞는 것 같습니다. 탄생의 가장 큰 신비는 탄생하는 당사자의 의지가 전혀 개입되지 않는다는 것이니까요. 그럼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오겠습니다. 사람은 어째서 살아가는 걸까요? 맛있는 걸 먹기 위.. 2019. 12. 16. 우산의 영혼 ─ 贫相 - 범무구와 사필안이 아직 어릴 적. - 욕설 有 마당에 나와 비질을 하던 사필안은 관사 토루 내에서 들리는 듯한 자잘한 소음에 고개를 들었다. 누가 다투기라도 하는 양 언성이 오가고 기어이 손을 들었는지 둔탁한 소리도 들렸다. 사람 많고 탈 많은 관노비들은 한 집에서 수발을 들며 어울리는 사노비들과는 달라 서로 잘 아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끼리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는 잘 없었다. 더욱이나 폭력에 있어선 특히 민감했다. 이것도 고역이지만,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 신세를 놓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.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건 분명 수령과 어느 아역 사이에서 불거진 분쟁이리라. 그는 빗자루를 계속 움직였다. 관원 눈 밖에 난 아역은 불쌍하게 되었지만, 그게 자신과 관련있는 일은 아니었다. 아, 물론 .. 2019. 12. 16. 우산의 영혼 ─ 那天 흰 천에 먹으로 쓰인 자백서는 단정히 끈으로 묶여 있었다. 관원은 끈을 풀고 둘둘 말린 천을 풀어 폈다. 아역이 썼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데 없는 깔끔한 글자가 검은색으로 수놓여 있었다. 내용은 다음과 같다. 《첫 번째 자백》 「명은 사필안입니다. 관사에서 아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. 사건 진술 및 자백에 앞서 저희 때문에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엮이게 되신 점,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. 또한 이 서간을 빌어 모든 진상을 거짓 없이 상세히 고할 것을 약조드립니다. 그 날은 일이 빨리 끝나서 범 형님과 함께 술집으로 향했습니다. 막 해가 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. 정유(오후 6시)였어요. 가게의 이름은 백화당(百花堂)이었고요. 가게에 들어선 저희는 구석 자리에 대충 앉았습니다. 아마… .. 2019. 12. 16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