─ 유던(@U_Dawn622)님 연성을 보고 쓴 글입니다. 유던 님 연성 보세요 두 번 보세요.
“제대로 말해.”
대답하지 않았다.
“너… 진짜 나 친구로만 생각해?”
대답할 수 없었다. 지금 내 얼굴의 상태는 어떨지, 그저 그게 걱정됐다. 네게 대답하는 선택지 따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. 너같으면 대답할 수 있겠어? 긍정하면 너를 잃고 부정하면 나를 잃을 테고 난 그러고 싶지 않아. 나에게 내가 1순위여야겠지. 그만큼 네가 중요하다.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나는 네 앞에서 이리도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.
어떡하지, 준호야. 나 지금 가슴이 너무 아파. 차라리 네가 눈치가 없었다면, 내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면,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하는 상황이 되지만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. 아니, 내가 여자였다면 당당하게 네 앞에서 “난 널 사랑해.” 라고 말할 수 있겠지. 이건 다 내가 남자인 탓일까. 나는 그래. 내 염색체 탓을 하고서라도 널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란 소리는 하지 않고 싶다. 널 좋아하게 된 건 내 삶의 빛이야. 너는 내 삶이야. 그런 너를 내가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.
“왜 대답이 없냐. 뭐라고 말 좀 해 봐. 사람 불안하게 이러지 말고.”
“……어, 하하….”
불안한 이유가 내 성별이야, 나 그 자체야? 정말 묻고 싶었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른 그 말을 꺼내서는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알았다. 널 좋아하면서부터 결심했던 한 가지가 있는데 말이지. 네게 애정을 구걸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. 준호야, 나는 네 사랑을 바라지 않아. 너와 그냥 이렇게 여태까지 지내왔던 것처럼만 지내면 난… 나는 정말 바랄 게 없어. 없다고.
“남동진.”
“그만! …그만 좀 해. 나도 곤란해, 김준호….”
“젠장.”
적어도 네가 파내기 전까지는 괜찮았다. 네가 내 마음을 모르고 내가 네 옆에 있는 게 합법적일 때는 네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았으니까. 네가 베일을 걷고 진실을 마주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고 그 막연한 두려움이 내 몸을 목을 옥죄었다.
“확실하게 말해. 말하라고. 내 멋대로 생각하면 돌이킬 수 없어.”
“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?”
“네가 내 친구였으면 한다.”
그래, 그런 표정이구나. 그런 표정을 하는구나.
이제 내 세상은 무너지고 말았다.
“네 친구야. 준호 친구 남동진, 항상 그렇잖아.”
“정말이지?”
“이상한 질문을 하고 그러냐.”
그러니까 제발 혐오하지 말아 줘. 징그럽다는 듯이 보지 말아 줘. 친구라도 좋아, 네 곁에 있고 싶어. 이 질척거리는 마음 숨기는 건 일도 아니니까 부디 날 거두어 줘.
나는 벙어리다. 김준호를 사랑하는 남동진은 벙어리다. 말을 포기하고 나는 너와 있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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